CHEF INTERVIEW / NO.13
슈테판 헤야트
Wednesday, October 28th, 2015
3 : 00 pm

지난 10월 24일 토요일, 한적한 주말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역삼동에 있는 포잉 쿠킹 스튜디오는 연신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바로 독일 출신의 슈테판 헤야트 셰프의 쿠킹클래스가 열린 것. 외국인 셰프로서는 처음으로 포잉 쿠킹 스튜디오에서 쿠킹클래스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코너스톤 레스토랑의 총괄 셰프(Chef de Cuisine)답게 훌륭한 정통 이탈리안 퀴진을 선보였다. 요리하는 남자는 멋지다고 했던가?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 거기에 어린 나이지만 호텔 레스토랑 한 곳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가 이 시대의 진정한 요섹남이 아닐까?

셰프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슈테판이라고 합니다. 독일 북쪽 출신이구요. 현재 31살이고 한국에는 1년 반 전에 왔습니다. 지금은 코너스톤 레스토랑의 셰프이기도 합니다. 코너스톤 레스토랑은 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의 메인 레스토랑인데, 인터내셔널한 이탈리안 퀴진을 선보이고 있어요. 종종 와인 디너 같은 특별한 이벤트도 여는데요. 현재는 한국의 특별한 식재료를 이용해서 요리하는 *맛의 방주(The Ark of Taste Menu)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 맛의 방주 : 소멸, 위기에 처한 전 세계의 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인 프로젝트
독일의 파크 하얏트 함부르크, 스위스의 파크 하얏트 취리히, 그리고 한국의 파크 하얏트 서울까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경력을 쌓아오셨잖아요. 나라마다 요리하는 스타일이 좀 다르지 않나요?
많이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물론 한국 역시 아시안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전에 일했던 나라와 비교했을 때는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다르죠. 독일 음식은 좀 더 무거운 경우가 많은데, 기름이나 버터를 많이 쓰고 소금도 꽤 쓰는 편이라 맛이 더 강해요. 그래서 한국에 왔을 땐 제가 하는 음식 대부분이 짠 편이라는 걸 알았어요. 독일이나 스위스에서는 소금을 좀 더 많이 먹는 편이거든요. 이런 점이 한국 요리 스타일과 좀 다른 것 같아요.
이번에 포잉과 함께 처음 쿠킹클래스를 진행하셨습니다. 게스트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고, 만족도 역시 정말 높게 나왔는데요. 개인적인 소감은 어떤가요?
제 생애 처음 하는 쿠킹클래스였습니다. 포잉에서 쿠킹클래스를 같이 진행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많이 놀랐어요. 그리고 진행이 확정된 후에는 포잉과 함께 쿠킹클래스를 위한 특별한 메뉴도 만들었죠. 사실 쿠킹클래스를 진행할 때 긴장도 많이 했는데요. 그래도 좀 지나고 나니 편해지더라구요. 일단 게스트분들이 요리를 배우는 데도 많은 흥미를 보이고 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포잉과 진행했던 쿠킹클래스의 핵심을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음, 일단 게스트분들에게 제가 하는 요리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설명해 줄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다양한 식재료를 가지고 있고, 이 요리를 할 수 있겠다는 열정만 있다면 요리가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있는 것 같구요!
다음에 또 쿠킹클래스를 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물론이죠. 누군가 또 제안한다면 할 것 같아요. (하하)
그때는 어떤 컨셉으로 쿠킹클래스를 하고 싶으세요?
개인적으로, 제가 하고 생각하는 최고의 컨셉은 이탈리안 가정식이에요. 홈메이드요! 이번에 포잉과 함께 했던 쿠킹클래스는 좀 더 현대적인 퀴진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게스트분들이 많이 흥미로워했지만 실제로 집에서 따라 하기에는 좀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비드 연어나 바질 오일을 직접 만드는 게 분명 쉽지는 않거든요. 사람들이 정확히 이해하기 쉽지 않아요. 물론 게스트분들이 제가 어떻게 요리하는 걸 직접 보는 것도 중요하고 다들 흥미를 보이시긴 하지만, 쿠킹클래스라면 뭔가 집에서 따라 하기 좀 더 쉬운 걸 하는 것도 좋은 컨셉일 것 같아요.
셰프님의 요리 철학도 뭔가 집과 연관되어 있을 것 같은데요?
제 요리 철학은 레스토랑과 가까운 곳에 있는 식재료를 써서 그걸로 음식을 만드는 건데요. 어떻게 보면 집과 연관되어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곳은 자기 집이고, 그곳에서 직접 키우고 나는 식재료들은 신선하고 애정도 더 가잖아요. 그 식재료로 만든 요리가 게스트 앞에 놓이면 더 좋지 않을까요? 게스트분들이 더 행복해하실 것 같고 그걸 보는 저도 행복해지니까요.
식재료 이야기가 나오니 물어보고 싶은 게 생겼어요.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했을 때가 듣고 싶어요.
일단 코너스톤에서는 대부분 한우 고기를 쓰고 있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우 고기를 먹고 많이 놀랐어요. 독일 소와 달리 마블링이 많고 굉장히 부드러웠는데, 정말 퀄리티가 좋은 고기라는 걸 알았거든요. 한우를 먹고 나서 ‘아, 한국에서 살만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하하) 개인적으로 전 레스토랑들이 로컬 식재료를 쓰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주도산 생선을 쓰기 위해 제주도와 협업한 적도 있었는데요. 제주도 어부들이 직접 생선을 잡아 직송해주신 걸 코너스톤 브런치 메뉴의 데일리 생선으로 사용했어요. 한국 식재료를 사용하기 위해서였죠.
셰프님은 독일인이지만 이탈리안 음식을 하고, 현재는 한국에서 살고 계시잖아요. 여러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Mama’s Food!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이요. 항상 최고의 음식은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살아서 그런지 한국 음식도 좋아해요. 독일의 아침 식사는 항상 빵, 소시지 그리고 커피가 있어요. 하지만 현재 제 아침 식단은 한국 스타일이에요. 한국에서는 보통 쌀이나 국처럼 따뜻한 음식을 먹잖아요. 굉장히 즐기면서 먹고 있어요. 그리고 매운 것도 점점 잘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정말 못 먹었는데 계속 노력하다 보니까 되더라구요. (하하)
슈바인학센과 맥주가 그리울 텐데요…?
물론 종종 그렇기는 해요. 그래서 휴가를 갈 때마다 정말 독일스러운 음식들을 먹어요. 고향에 갈 때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어머니에게 미리 연락해서 저만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드려요. 그러면 어머니께서는 고기 안에 레드 페퍼를 넣어 요리를 만들어주시고 감자 요리도 준비해주시죠. 아… 그래서 고향에 갈 땐 항상 즐거워요.
생각해보면 저번 달에 독일에서 옥토버페스트가 열렸잖아요.
옥토버페스트! 네, 맞아요. 정말 가고 싶긴 한데 사실 지금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요. 그래도 굉장히 큰 행사이고 언젠가는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계속 비싸지는 감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하하)
한국에서의 삶은 어때요? 어려운 점도 꽤 있을 것 같아요. 원래 살던 곳과 다르기도 할거구요.
서울은 제가 살던 마을과 비교하면 굉장히 큰 도시에요. 하지만 굉장히 잘 정비된 곳이기도 하죠. 나무도 많고 깨끗하기도 해요. 그래서 이곳에 오기 전에는 서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오고 나서 놀랐죠. 현재로서는 서울이 참 좋아요. 밖에 나가면 여기저기 레스토랑도 많고 매일 다른 퀴진과 음식들을 먹을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서울은 항상 24시간 오픈되어 있죠. 제가 있던 고향은 밤 8시가 되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거든요.
요즘 한국에서는 ‘스타 셰프’ 자체가 핫토픽입니다. 혹시 닮고 싶은 인물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스위스의 안드레스 카미나다(Andreas caminada) 셰프를 좋아하구요. 고든 램지도 좋아해요. 특히 그의 요리 철학이나 스타일에 관해서요. 물론 사람들에게 좀 거칠게 대하는 부분도 있지만 때때로는 셰프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요. 대중이나 손님들은 셰프가 무엇을 하는지 모를 때, 고든 램지는 셰프들이 뭘 해야 하는지 옳은 방법을 보여주기도 하거든요.
셰프님의 성격과는 정반대인 것 같은데요?
네, 물론 고든 램지와 제 성격은 많이 달라요. 전 좀 더 정적인 편이고, 사람들에게 요리를 가르쳐 줄 때 좋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해요. 어쨌든 고든 램지는 다른 사람이죠. 하지만 셰프들은 그를 이해할 거에요. 셰프가 아닌 분들이 보기에는 다르게 볼 수도 있겠지만요.
평소에 손님과 자주 커뮤니케이션 하는 편이신가요?
개인적으로 손님이 저에게 질문하시는 걸 좋아해요. 특히 코너스톤은 오픈 키친이어서 손님들이 저희가 뭘 하는지 다 보실 수 있어요. 그래서 보통 주방 앞에 오셔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거나 질문을 하거나 잘 먹었다고 말을 걸어주시기도 하죠. 어제는 한 노부인께서 직접 주방 안쪽까지 들어오셔서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 물어보셨어요. 흥미가 많으신 것 같았죠. 이렇게 손님들이 주방에 오셔서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이런저런 질문을 해주실 때 즐겁더라구요.
셰프님의 최종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미래에는 고향 마을에서 제 레스토랑을 열고 싶어요. 제가 평생 배웠던 것들을 보여줄 수 있으면 하구요. 그리고 가족들이랑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더 가까이 지내면서 말이죠.
그곳에서 어떤 요리를 하고 싶으신가요?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행하면서 배웠던 것들을 선보이고 싶어요. 저번에는 스위스에 있었고 지금은 한국에 있잖아요. 그래서 스위스의 음식과 아시아의 음식을 조합해서 요리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따뜻한 아시아식 수프와 칠리 및 소금으로 간을 내고 버섯과 함께 조리한 스위스식 고기를 같이 내는 거죠.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세계적인 음식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