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 NO.1
갔노라! 보았노라! 마셨노라
나의 인생 맥주 답사기
맛있는 맥주는 지천으로 널렸다.
허나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오직 하나 뿐이라는 사실.
알고 있는가?

지난 7월 9일, 역삼동 카페 알베르에서 열린 하이네켄 스타서브 나잇에 다녀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라거 맥주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비결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른바 5 스텝의 맥주 맛 수직 상승 미션.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 맛은 창대했다.

린스(Rinse) 까칠한 고정관념을 세척

처음 이 행사를 들었을 땐 적잖이 회의적이었다. ‘맥주를 마시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그저 맛있는 맥주를 고르면 그걸로 게임 오버 아닌가?’라고 생각했으니까. 게다가 라거 맥주는 냉장고에 고이 묵혀뒀다가, 더운 날 목이 까지도록 마시는 청량한 맥주이거늘! 뭐가 더 필요할까 싶었다. 하지만 행사 직전, 운 좋게 오늘의 주인공인 글로벌 드래프트 마스터 로렌스 레이븐(Laurens Raven)을 만나면서 라거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을 수 있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생맥주를 따르는 사나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시종일관 사람들에게 미소를 날리던 그는, 내 요청을 듣고 직접 맥주를 가장 맛있게 따르는 방법을 보여주겠다며 흔쾌히 바 뒤로 섰다. 그리고선 5단계를 통해 하이네켄 생맥주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인 ‘스타서브(Star Serve)'를 시연했다. 놀랍게도 맥주잔에 그려진 빨간색 별에 맥주 거품의 시작점이 맞춰졌다. 그리고선 덧붙이는 말이, 이 스텝이 완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굉장히 쉬운 과정이란다. 백문이 불여일견, 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로렌스가 시연하는 하이네켄 스타서브 5단계를 영상에 담았다.

푸어(Pour) 황금빛으로 물드는 45도의 미(味)

로렌스의 시연 이후, 오늘의 행사를 빛나게 할 또 다른 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이네켄 생맥주의 푸드 페어링을 책임질 스타 셰프 정창욱, 홍석천, 미카엘이었다. 맛있는 술에 맛있는 요리가 빠져서야 되겠는가? 게스트에게 선보일 메뉴를 위해 열심히 식자재를 살피는 그들을 보며 빨리 본 행사가 시작되길 바랐다.

오후 7시가 되자 넓은 홀 테이블이 꽉 채워졌고, 캘리그라피로 정성스럽게 쓰인 이름 앞에 착석했다. 테이블 앞에 놓인 블랙 올리브 한 점을 집어 먹는 순간, 글로벌 드래프트 마스터 로렌스가 등장하며 행사의 막이 올랐는데, 그가 선보이는 5단계 스타서브는 다시 봐도 참 매력적이었다. 거품과 함께 하이네켄 전용 잔이 황금색 빛깔로 채워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던 것이다.

아무것도 몰랐던 스무 살 시절, 나에게 맥주는 그저 피처 잔에 ‘무조건 까득’ 담는 존재였다. 맛있게 따르든 말든 한 점의 거품도 담겨서는 안 되는 거였다. 거품은 그저 탄산이 만들어내는 쓸데없는 부산물 정도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5도 각을 타고 잔 속을 빙글빙글 돌면 만들어지는 맥주 거품은 질감 자체가 달랐다. 황금빛 맥주를 맛보기 위해 힘들게 뚫어야 할 관문이 아니라 입속을 부드럽게 해주는 에피타이저라는 상상뿐이었다.

스킴(Skim) 잡념은 날아가고 갈증만 남았다

로렌스의 퍼포먼스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사람들의 배꼽시계에 맞춰 쿠킹쇼가 시작됐다. 정창욱 셰프를 선두로 홍석천, 미카엘 셰프가 각자의 메뉴를 선보였고, 홀에 퍼지는 음식 냄새로 모두가 오매불망 키친만을 바라보았다. 그러는 와중에 본인은 당장 맥주 한잔이 마시고 싶었다. 그때까지 스타 서브로 서빙된 맥주를 한 잔도 마시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간절한 눈빛이 보였던 걸까? 테이블 옆의 하이네켄 디스펜서를 지키던 로컬 드래프트 마스터 한 분이 신선하고 맛있는 생맥주를 내려 가장 먼저 나에게 서빙해주었다.

서빙되는 순간 맥주 거품이 넘쳐흐르며 코스터의 빨간 별이 노랗게 물들었는데, 마치 타는 목마름으로 인고의 시간을 버틴 내게는 일종의 훈장처럼 보였다. 서빙이 완료되었다는 드래프트 마스터의 눈빛을 본 순간, 기다란 맥주잔의 바디를 잡아 꿀꺽꿀꺽 목을 축였다. 그리고 느꼈다. 역시 하이네켄 드래프트는 완벽한 다이닝을 더욱 완벽하게 만든다는 것을.

체크(Check) 달콤, 고소, 씁쓸함의 3박자 체크 완료

그렇게 나의 입에서는 ‘한잔 더!’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어느새 차려진 스타 셰프들의 특별한 요리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방법으로 서빙된 맥주를 마셨으니, 이보다 더 맛있는 순간이 언제이겠는가? 톡톡 쏘는 탄산의 청량감과 달달하게 퍼지는 곡물의 맛, 그리고 거품이 주는 부드러운 목 넘김 뒤에 엷은 쓴맛까지! 때아닌 폭염으로 지쳐있던 나에게는 여느 보양식 못지않은 만찬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사교가 진행되는 동안, 음주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든 나는 용기를 내어 로렌스에게 5단계 스타서브를 배워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에디터로서의 본분(?)으로 직접 체험해보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으니까.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대중으로 익힌 5단계 스타서브를 진행했고, 결과는? 완벽했다! 맥주의 신이 강림하사, 처음부터 하이네켄 잔에 그려진 빨간 별에 완벽히 거품 선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이다. 조금 놀란 로렌스는 잘했다는 격려와 함께 ‘맥주를 잘 따르는 사람’이라고 쓰인 배지를 건넸다. 어깨가 으쓱했다.

서브(Serve) 인생 맥주, 라거 너로 정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의 맥주 시장은 밍밍한 맛의 라거 맥주가 90% 이상을 차지했다. 국산 맥주의 독과점으로 맥주 시장은 정체했었고, 한국에서 나고 자란 우리들은 혀가 마비될 정도의 청량감과 밍밍함으로 뒤덮인 맛이 라거 맥주라고 착각한 채 살아왔다. 하지만 주세법 개정으로 수입 맥주가 물밀듯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묵직한 맛의 에일 맥주를 찬양하기 시작했다. 홉의 쓴맛과 더불어 IPA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맥주의 신대륙에 매료됐다. 그리고선 ‘역시 맥주는 라거보다 에일이지!’라는 편견을 갖기에 이르렀다.

이쯤에서 우리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라거 맥주 역시 정말 맛있는 맥주라는 것을. 여전히 라거는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맥주이다. 탁하고 짙은 에일이 맥주의 전부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 역시 라거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하이네켄 스타서브 5단계처럼 정말 제대로 된 방법으로 라거 맥주를 마신다면, 편의점에 비치된 한국산 캔맥주만 먹어 온 당신의 혀가 고맙다고 인사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에디터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였고, 요즘에서야 라거 맥주의 제대로 된 맛을 알게 됐으니까!

연신 소나기가 퍼붓는 후덥지근한 여름이다. 제대로 된 생맥주를 즐기며 이 밤을 마무리하고 싶지 않은가? 오늘 나는 퇴근 후 친구들과 함께 하이네켄 스타서브로 인증된 매장을 간다. 그곳에서 5단계로 서빙되는 하이네켄의 빨간 별을 마주할 것이다. 그리고 하이네켄 맥주를 들이켜겠다. 입술에 하얀 거품을 가득 묻히면서 목으로 술술 흘러가는 동안 가슴을 꿰뚫는 짜릿한 하이라이트. 이보다 더 특별한 라거가 어디 있을까.

당신의 엉덩이가 들썩이지 않는가?
‘한잔 더!’를 외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