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INTERVIEW / NO.7
류 태 환
Monday, March 23rd, 2015
03 : 00 pm
셰프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류니끄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 류태환이다. 20대 전체를 통틀어 다양한 나라에서 요리공부를 하다가 왔다. 일본에서 5년, 호주에서 1년, 영국에서 2년 이렇게 총 8년 동안 해외에 있었다. 요리 학교도 다니고 월드 클래스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나름의 요리 수련을 했다. 그리고 30대가 되어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와 류니끄를 오픈했다.
오랫동안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한국에서 류니끄를 오픈한 이유가 있는가?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3개국을 다니며 다양한 식재료를 맛봤고 셰프로서 나만의 요리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레스토랑이 필요했고 한국에 돌아와 류니끄를 열었다. 특히 일본에 있을 때 일식뿐만 아니라 프렌치처럼 세계에서 유행하는 요리를 더 배우고 싶었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키워서 요리의 표현 방식과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식의 기본을 다지는데 7년, 프렌치에 4년을 투자했다. 내 요리에 대해 완벽성을 되물으며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시간이 더 오래 걸렸던 것 같다.
류니끄는 류태환 셰프 자신만의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당신의 요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류니끄의 요리는 컨템퍼러리 또는 하이브리드 퓨전 퀴진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잡종 교배를 위해 순종과 순종이 만나 새로운 잡종을 만드는 하이브리드에 근거한 요리이다. 프렌치와 일식의 테크닉, 그리고 한국 식재료를 이용해서 요리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류니끄를 분자 요리 레스토랑이라고 부르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분자 요리는 맛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차원적인 변형만 할 뿐이다. 우리는 분자 요리의 테크닉을 10% 정도 쓰고 있을 뿐, 정확히는 하이브리드 퓨전에 기반을 둔다.
아직 한국에서는 컨템퍼러리 퀴진이 생소할 것이다. 어떤 요리인가?
컨템퍼러리, 말 그대로 현대 요리이다. 난 컨템퍼러리가 작위적이라고 생각한다. 이기적이고 고집스럽다. 손님에게 맞추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경향이 있어서 논란의 여지도 많다. 경계가 없다. 반대로 클래식 요리는 손님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기본 요소가 있다. 그래서 클래식이다. 난 컨템퍼러리를 하되 기본을 지키려고 한다. 그래야 새로운 장르를 이해시킬 수 있어서다. 음식을 먹었을 때 ‘아, 정말 모르겠네.’라고 하면 소용없다. 모든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셰프의 생각이 플러스 되는 것이다.
저명한 해양 생물학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들었다.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
원래 내 꿈은 셰프가 아니었다. 좋아서 시작했기보다는 아버지의 제안이었다. 그 점이 제일 큰 영향인 것 같다. 그때부터 내 인생이 달라졌다. 신기하게도 내 요리 스타일은 아버지의 성격을 많이 닮았다. 아버지께서 연구하시는 분이셔서 분석 능력과 리더십을 본받을 수 있었다. 또 어릴 때 경상남도 남해에 있는 아버지의 연구소에서 4년간 있었는데, 당시 바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도 바다에 대해 노스탤지어가 있다. 이런 점에서 내 요리는 아버지에 대한 헌정인 것 같다.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한국 식재료에 대해 많이 배웠을 것이다. 한국 식재료를 워낙 아끼기도 하고 현재 이를 이용해 멋진 요리를 만드는 게 그 방증이다. 후에 한국 식재료를 이용한 한식을 해 볼 계획은 없는가?
한식을 하든 뭘 하든 결국은 내 요리를 하는 거라서 특정한 무엇을 하는 게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물론 한식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 요리는 경계가 없다. 그래서 새로운 것이 나오면 다시 그 분야에 파고들 것이다. 그저 내 요리는 철학, 트루 스토리, 완벽한 테크닉 이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방식을 항상 반복한다. 그래서 한식 요리를 모티브로 하게 된다면 이 세 가지에 근거해서 조합할 것이다.
다양하고 특별한 경험이 많은 것 같다. 여러 국가를 다녔고 바다 앞에서도 살았었는데, 혹시 노후에 어떤 식으로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보았나?
좋은 질문이다. 난 제2의 인생을 생각하고 있다. 그게 10년이 될지 혹은 몇 년 뒤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바다로 돌아가서 엔지니어이자 예술가로 살고 싶다. 바다 앞에 집을 만들어 요트를 띄우고 거기서 잡은 생선으로 요리할 것이다. 꽃도 가꾸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사실 어릴 때 내 꿈은 예술가였는데 아버지께서 가풍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하셨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셰프가 된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일류가 되지 않을 거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하셨기에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류태환 셰프의 요리를 예술 작품이라고 한다. 어떤가?
개인적으로 내 요리가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술적인 요소가 많을 순 있지만 정확하게 말해서 예술은 아니다. 철저하게 상업적이다. 내 요리와 음식이 예뻐 보일 수 있고 예술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음식은 입안에 들어가면 사라지는 그런 것이다. 순간적인 것이기 때문에 기록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절대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리라는 행위는 예술과 철저히 다른 분야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자신만의 세계관이 있는 것 같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갸우뚱하면서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당신의 요리 철학이 궁금하다.
일에 임하는 자세가 곧 나의 요리 철학이다. 세 가지가 있는데 정직, 성실, 노력! 지금까지 놓치지 않고 항상 되새기는 것은 정직, 성실, 노력이다. 항상 열정적으로 일을 대해야 하고, 사소한 거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처음과 끝이 같아야 하고, 약속하면 지켜야 한다. 어떻게 보면 아주 피곤한 삶이지만 그걸 지키면 어떤 일이든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최근 류니끄의 런치 및 디너 가격이 모두 올랐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손님에게 만족도를 주고 싶어서이다. 류니끄를 호평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디너에 테이스팅 메뉴를 먹어보신 분들이다. 그 메뉴에는 내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손님들이 류니끄가 명성에 비해 좀 더 좋은 식재료를 쓰길 원하셨고, 그런 의견을 수렴해 좀 더 비싸지만 질이 좋은 식재료를 쓰기로 했다. 그전에는 이곳이 가로수길이라서 값싼 퀵 런치를 했고, 손님이 원하는 리조또나 파스타를 제공했다. 결국 런치와 디너의 컨셉이 너무 달라져서 이번 기회에 메뉴를 통일했다. 런치에는 디너 메뉴의 30% 정도가 나온다.
당신을 모티브로 한 웹툰 ‘미슐랭 스타’가 벌써 시즌 3까지 왔다. 독자로서 굉장히 재밌게 보고 있다.
웹툰 작가와 굉장히 친한 사이다. 고향 친구이자 형이라서 어릴 때부터 친했다.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좋은 만화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만화를 만드는 데 1년 반이라는 시간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서로 짜증 한 번 낸 적이 없다. 일이 끝나고 고단하기도 하지만 함께 콘티 작업을 하면 즐겁다. 물론 웹툰은 주인공을 제외하고 모두 픽션이다. 똑같은 건 웹툰 속 류태환의 성격이다. 나 역시 요리할 때는 굉장히 날카로워지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비슷하다. 얼굴은 완전히 다르다. (하하) 웹툰을 보고 이곳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만화와 얼굴이 너무 달라서 놀라기도 한다. 요리는 똑같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당신과 같은 셰프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목적을 세웠으면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이걸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해야 한다. 그게 고스란히 문제 해결 능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요리는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떤 퀴진을 하더라도 끈기 있게 행동해라. 직업은 직업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어떠한 분야를 선택하더라도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길 바란다.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
류니끄가 어떤 공간으로 남았으면 하는가?
손님분들이 편하게 오셔서 드셨으면 좋겠다. 다만 내가 하는 요리가 예술처럼 신기해 보일 수 있지만, 나는 셰프 복을 입으면 철저히 셰프이고 그 순간 요리 자체에만 빠져든다. 그래서 난 예술가가 아니다. 손님들이 봤을 때 예술적일 수 있지만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그저 편안하게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남고 싶고, 나의 철학을 나타내는 셰프로 기억되고 싶다.
한국의 외식 및 미식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포잉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젊은 팀이라고 들었는데 류니끄에 있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도 24살이다. 제자들과 스태프들 모두 함께 나이를 먹고 있다. 20살에 만난 직원이 지금은 24살이 되었고, 30살이었던 나도 30대 중반이 되었다. 레스토랑도 같이 나이 들고 있다. 포잉 역시 마찬가지이다. 팀원끼리 서로 나이를 먹으며 나아갈 것이다. 꾸준히 서로의 입장에서 같은 눈높이로 생각하며 더욱 번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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