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OHOL / NO.6 오미로제
오미로제는 독립운동이다.

한국 술의 퀄리티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일제 강점기 및 군사 정권을 거치면서 한국 술 자체의 맥이 끊겼기 때문에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해외에서 칭찬 일색이라는 신토불이 한국 술을 발견했다. 그저 호평으로 끝난 것이 아닌 프랑스로 수출까지 되는 술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술은 와인이었다. 바로 오미자로 만든 와인 오미로제다.

처음에 오미자로 만든 와인이라고 했을 때는 반신반의 했다. 솔직히 말해 뭔가 촌스러웠고 복분자주 정도의 퀄리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오미로제 스파클링 와인을 테이스팅하게 되었고, 그 순간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놀랍게도 “최고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였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전문 소믈리에도, 주조장도, 교수도 아닌 그저 술을 좋아하는 술 오타쿠일 뿐이다. 그래서 좀 더 전문적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졌다. 다행히 많은 분이 동참해주셨고 우리는 곧바로 와이너리가 있는 문경으로 떠났다.

와인 수입사인 와인 N 대표 겸 소믈리에인 곽동영님, 팔레 드 고몽 및 뚜또 베네의 소믈리에 김진석님 그리고 루이 쌍끄의 소믈리에인 송해나님이 동행해 주셨다. 우리는 간략한 와이너리 투어를 마치고 바로 시음을 시작했다.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투어임이 분명했기에 우리는 어떤 술이든 장단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지금부터 전문 소믈리에가 말하는 오미로제 와인의 장단점을 소개하겠다.

장점:
  1.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릴만하다. 그래서 한상차림으로 먹는 한식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술이다.
  2. 복합성이 훌륭하고 오미자의 특징을 정확히 느낄 수 있다.
  3.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샴페인과 같은 공정으로 만들어져서 버블감이 고급스럽고 지속성도 훌륭하다.
  4. 스틸 와인의 경우, 와인의 모든 요소를 보유하고 있다. 당도도 약간 있어서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5. 오미자에는 매운맛이 존재하는데, 장기간의 숙성을 통해서 매운맛을 완벽히 잡았다. 대단하다.
  6. 엘레강스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한국 술이다.
  7. 몇 잔을 마셔도 질리지 않는다.
단점:
  1. 스틸 와인은 제품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안정화 작업이 좀 더 필요하다.
  2. 병마다 조금씩 퀄리티가 다르다.
  3. 라벨 디자인이 약간 촌스럽다.
  4. 기타 한국 주류들과 비교하면 비싼 감이 있다.

논의 결과, 술 외적인 부분에서 단점이 있었지만 술 자체에 대한 부분은 장점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전문가들 역시 오미로제가 훌륭한 술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모두 테이스팅을 즐기며 저마다 빼곡하게 테이스팅 노트를 적었다.

사실 이 술을 만드신 이종기 대표님은 한국 주류 업계에서 최고의 경지를 이루신 분이다. 오비 맥주에서 맥주를 만들고 한국 최고의 위스키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의 부사장을 지낸 후, 한국 최초의 양조학 교수로 임명되셨다. 한국의 술 박물관을 만드셨을 뿐만 아니라 현재는 오미로제 와인까지 만드신다. 따라서 오미로제는 최고의 전문가가 최고의 재료로 만든 술이기 때문에 퀄리티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 대표님 본인은 자신이 독립운동을 하는 거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포잉 팀이 이 같은 독립운동에 동참해 줘서 고맙다고 전해주셨다.

오미로제를 마시면서 독립운동에 대한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 술은 한국 술을 해외에 떳떳하게 내보내고 싶은 한 집단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완성됐기 때문이다. 맛에서 그 노력을 찾을 수 있었다. 와인은 포도를 3개월 정도 발효하면 만들 수 있지만, 오미자는 18개월의 발효 기간이 필요하다. 이후 또다시 18개월간 오크 숙성을 거친 후 최종 시판된다. 굉장한 노력이 덧붙여질 때 탄생할 수 있는 술이며 아직 발전 단계이기 때문에 많은 실험과 연구가 시행되고 있다. 덧붙여 작년부터 어느 정도의 성과가 보인다고 한다.

오미로제는 지금까지 마셨던 술과는 확실히 다른, 새로우면서도 복합적인 그리고 훌륭한 맛까지 지닌 술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마케팅을 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많은 분이 모르는 게 안타깝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 글을 읽는 몇몇 분이라도 오미로제라는 훌륭한 신토불이 술을 마셔보았으면 한다. 그 전에, 나는 훌륭하지 않을 술을 좋다고 꾸미면서 광고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오미로제는 정말 훌륭한 술이라고 보장할 수 있다. 와이너리에 가보면 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하는지 알 수 있으며, 무료 와이너리 투어도 있으니 그 노력을 느껴보라고 하고 싶다. 한국 최초의 수출 와인인 오미로제를 마시면서 여러분도 이 독립운동에 동참했으면 한다!

연관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