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OHOL / NO.5 문배주
REAL KOREAN ALCOHOL

개인적으로 어떤 술이든 간에 완벽한 술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격이 비쌀수록 완벽에 조금 더 가깝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다. 솔직히 가격이 터무니없이 싼 술 중에서는 형편없는 술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술이 에틸알코올과 물에 사카린 등으로 감미를 더하는,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이슬이와 처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소주’를 역사적으로 오래된 전통주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방식의 술은 근대화 시대를 거치면서 만들어졌다. 당시 가난했던 우리나라 형편에 곡물로 술을 만드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했던 군사 정부의 방침이었던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어느 정도 잘사는 나라가 되었으니 내가 이슬이와 처음이를 대체할 수 있는, 완벽에 조금 더 가까운 술을 들고 왔다. 바로 한국 전통 방식으로 만든 진짜 소주, ‘문배주’이다.

“문배주는 이런 술이다.”라는 것은 네이버에 검색하면 잔뜩 나오니 각자 알아서 찾아보길 바란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문배주는 이런 술이다.”라는 소개 글이 아닌, “우리나라가 스리랑카보다 잘살게 되었으니 조금 더 좋은 술을 마시는 게 어떨까?”라는 메시지이다. 또한 문배주와 같은 고급술을 어떻게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는지 그 방법 또한 소개하려 한다.

레스토랑이나 주점 등에 가면 보통 문배주 40도짜리를 한 병당 약 4만 원에서 6만 원 정도 주고 마실 수 있다. 생각해보면 소주 한 병보다 약 10배 정도 비싸기는 하다. 하지만 그 10배의 차이는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몸에 좋은 술을 마셔서 병원비가 적게 든다든가 혹은 곡물로 빚은 술의 맛이 끝내주게 좋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니 돈을 쓰자. 나는 세상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이 돈은 많은데 소주만 마시는 사람들이다. 돈이 있으면 그에 걸맞은 술을 먹길 바란다. 본인의 월급이 300만 원 이상인 사람들은 앞으로 더 좋은 술에 눈을 떴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주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반주로 먹기 좋은 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문배주와 일식 요리로 반주 테스트를 해봤다. 가이세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하카타 셉템버’에 가서 일본 정통 가이세키 코스에 맞춘 페어링 격으로 문배주를 마셔봤다. 결론적으로 웬만한 사케보다 훨씬 좋았고 가격 역시 반 정도로 쌌다. 참고로 사케도 정말 좋은 술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케를 즐기는 편이 아니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며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라는 점도 참고해 주면 좋겠다. 음식과 문배주와의 궁합에 관해 조금 더 덧붙이자면, 일본식 숙성 사시미와 페어링을 짰을 때 문배주와 음식의 특별한 맛이 굉장히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생강을 많이 쓰는 일본 요리의 특성상 생강과의 매칭이 나쁘면 페어링도 힘들기 마련인데, 문배주는 생강과의 조화가 굉장히 훌륭했다. 결론적으로 문배주와 가이세키 요리의 페어링은 굉장히 흥미로운 마리아주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 전통주와 외국의 요리가 함께 서빙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느꼈다.

문배주라는 술은 40도의 독주이다. 그렇기에 스트레이트, 온더락 등 위스키와 비슷한 방법으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우연히 족발을 먹다가 토닉워터가 있어서 문배주와 섞어 먹어 봤는데, 가히 역대 최고의 발견이었다. 맥주잔에 적당한 양의 얼음과 토닉워터를 넣고 소주 1잔 분량의 문배주를 섞어 마시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오렌지 주스 등과 함께 칵테일 형식으로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술에 자신 있는 남자라면 스트레이트 또는 온더락으로, 술이 약한 여자라면 칵테일 형식으로 마시면서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문배주를 최고급 술로 평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외국의 많은 술이 대중적인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모두를 보유했다시피, 문배주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를 런칭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질이 높은 술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술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일단 우리부터라도 문배주를 많이 마셔서 돈을 벌게 해줘야 한다. 그러니 여러분, 앞으로는 돈 좀 더 쓰면서 소주 대신 문배주를 마십시다. 참고로 나는 문배술에서 돈을 받고 쓴 게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연관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