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OHOL / NO.2 WINE
WINE IS LOVE.

와인은 술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지적 매력을 어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감정적으로 호감 있는 이성을 만나면 와인을 마시면서 그녀를 유혹하고자 한다. 함께 와인을 마시며 자신의 지적 수준이나 경제적 위치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그런 수요를 알기에 이번 포잉 매거진에서 특별히 준비했다. 날씨만이 아니라 외로움이라는 추위에 떨고 있을 남자들을 위해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은 12월, 와인으로 이성의 호감을 사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우선 와인 바나 레스토랑을 잘 선택해야 한다. 포잉이라는 앱을 다운받고 그 안에 큐레이팅 된 곳 중에서 조명과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곳을 예약한 후 방문하라. 자리에 앉았으면 와인을 주문한다. 이때 잘 알지 못하는 비싼 와인을 주문하며 “이 와인 비싼 거야.”라는 중국 신흥 부호들의 수법은 이제 한국에서 먹히질 않는다. 일단 상대방에게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물어본 후 그에 맞는 적절한 가격대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만남에 누구나 아는 최고가의 와인을 주문하게 되면 돈 자랑 하고 싶은 졸부처럼 보일 수 있으니 말이다.

주문할 때는 이름이 어렵지 않아 발음이 틀릴 이유가 없는 와인을 선택한다. 이때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가리키며 “이거 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너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읽고 발음하기 쉬운 신대륙 와인을 추천하고 싶다. 유럽 와인은 발음하기 어려워서 버벅거릴 수 있으니 차라리 입에 착 달라붙는 신대륙 와인을 주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 피노 프로젝트 한 병 주세요.) 주문 직전에 여성에게 와인 취향을 물어본 후 직선적이고 풍부하며 강한 맛을 선호한다면 미국 나파밸리의 카르베네 소비뇽이나 호주의 쉬라 또는 아르헨티나의 말벡을 추천한다. 반면 간접적이고 부드러우며 섬세한 맛을 선호한다면 미국의 오레곤 피노누아나 나파밸리의 메를로를 추천한다.

와인이 나오면 웨이터가 서빙하기 전 테이스팅을 할 것이다. 테이스팅을 하는 이유는 온도와 변질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주문한 사람이 테이스팅을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웨이터는 남자의 잔에 소량의 와인을 따라주고 아무 말 없이 기다릴 것이다. 이때 평범한 남자는 와인 잔을 빙빙 돌린 후 한 모금을 마시며 “좋네요. 주세요.” 등의 영혼 없는 멘트를 날릴 것이다. 사실 이 방법은 임팩트가 없다. 여자가 질문하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일단 와인을 빙빙 돌린 후 냄새만 맡고 웨이터에게 말한다. “문제없네요. 서빙 해주세요.” 그러면 여자는 남자에게 이렇게 물어볼 확률이 높다. “왜 냄새만 맡으세요? 맛을 봐야 하지 않나요?” 그러면 이때다 하고 이렇게 말하라. “아, 저는 냄새만 맡아도 부쇼나 열화 정도는 구별할 수 있어서 괜찮습니다.” 이 얼마나 임팩트 있는 대답인가! 이제 본격적으로 와인과 함께 대화를 즐기면 된다.

대화가 무르익어 갈 때쯤이면 여성이 잠시 화장실에 갈 것이다. 그러면 잽싸게 스마트폰을 꺼내 본인이 마시는 와인을 검색하라. 그리고 블로그 같은 곳에 들어가 그 와인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머릿속에 집어넣어라. 이후 여자가 돌아오면 그 와인에 관한 대화를 꺼내며 우회적으로 걱정하듯 이야기하라. 예를 들어 “확실히 호주 와인이라 맛이 직선적이고 타닌이 강하네요. 혹시 괜찮으세요?”라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에서 얻은 와인 정보를 이용하여 대화를 이끌면 그 여자는 당신이 와인을 몇천 병 마셔본 지적인 사람이라고 착각할 것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완성도 없는 와인 지식을 강조하여 이성을 가르치려고 들면 오히려 잘난 척을 한다는 식의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필자는 와인 지식을 떠벌리다가 이런 소리를 많이 들었다. 따라서 자신의 매력이나 지식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이처럼 와인은 사랑의 매개체가 되는 훌륭한 도구이다. 많은 커플들이 와인과 함께 사랑을 시작하고 있으며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와인 없는 고백은 상상도 못 해봤다. 또한 경험에 비추었을 때 와인 지식은 이성의 호감을 사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올겨울 솔로 탈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외로움으로 떨게 될 당신의 미래를 생각하여 지금부터라도 집 앞 서점에 가서 기본적인 와인 서적을 사보라. 그리고 웅녀처럼 때를 기다리며 내공을 쌓고 있어라. 그럼 당신의 겨울에 와인이 찾아가 사랑이란 선물을 안겨줄 것이다. 와인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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