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INTERVIEW / NO.1
THE CHEF, SAM KIM
Wednesday, July 10, 2014
8 : 45 pm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세라에는 드라마 파스타의 스타셰프 ‘샘 킴'이 있다. 스타셰프의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이니만큼 화려한 모습을 상상하기 쉽지만, 그저 요리가 좋아서 요리하는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의 셰프였다.
실제로 보니 파스타의 주인공 최현욱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그런 말 많이 듣습니다. 파스타의 주인공이 저를 모델로 했어도, 실제 성격까지 같은 건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셰프님은 어떤 분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할게요.
현재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총괄 셰프입니다.
미국에서 12년 정도 요리 공부를 하다가 4년 전에 한국에서 드라마 파스타를 촬영했습니다. 그걸 계기로 방송에 출연하거나 책을 쓰는 등 요리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드라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네요. 실제로도 드라마 주인공처럼 주방에서 호통을 치나요?
그렇게 불같은 성격은 아닙니다. 보시다시피 저희 레스토랑은 오픈키친이어서 더 조심스럽게 행동해요. 오히려 저는 부드러운 셰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화가 나는 상황에는 가끔 자제가 안 되기도 하지만…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하하)
이제 본격적인 요리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요리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요리사이셨던 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주방과 시장을 자주 다녔습니다.
심지어 학원보다 시장을 자주 갔었죠. 다른 아이들이 책가방을 들고 다닐 때 저는 파를 넣은 검은 봉투를 들고 다녔어요. 당시에는 그게 너무 창피했지만, 그 덕분에 애초부터 요리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방의 열기나 시장의 기운이 항상 익숙했죠.
셰프가 천직이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전문적으로 요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하고 싶은 이유는 늘 있었습니다. 사실 전 세상에서 요리가 제일 쉬웠거든요. (하하)
요리사이신 어머니를 보며 자라다 보니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한 건 어머님 몰래 미국으로 요리공부를 하러 갔을 때에요. 7년 동안 주방 생활을 하고 나서야 어머니께 이실직고했죠. 회계사 공부 하러 떠난 줄 알았던 아들이 뜬금없이 요리한다니, 그때 집안이 난리가 났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절 지지해 주세요.
가족에게 숨기면서까지 셰프에 대한 갈망이 컸는데, 셰프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전 세계 모든 셰프들의 공통적인 답변이겠지만, 누군가에게 직접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죠. 소중한 사람들에게 돈 주고 비싼 음식을 사주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공들여서 대접할 수 있으니까요. 그것만큼 보람차고 매력적인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좋지 않은 점은 무엇인가요?
굳이 뽑자면 다른 직업에 비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는 점입니다.
정작 제일 소중한 가족을 챙길 시간이 부족해요. 그래서 집에 있을 때는 일부러라도 아내와 아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해요.
셰프라는 직업이 고된 일의 연속이라고 말하면서도, 요리에 관한 이야기라면 끝이 없다고 하는 그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셰프님만의 요리 철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뚜렷한 지향점이 있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내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죠. 인위적인 맛을 내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소금으로 간을 내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어요. 이것이 음식과 재료에 대한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특별히 이탈리안 음식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재료 본연의 맛을 지키되 그 안에서 소스와 간을 조금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어요. 그래서 이탈리안 음식들은 간결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맛은 천차만별이죠. 작은 행동으로도 새로운 디렉팅이 되니까 그게 참 재밌습니다.
이탈리아 음식에 와인이 빠질 수 없잖아요. 셰프님 개인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와인이 있나요?
보나세라에는 저보다 와인을 훨씬 잘 아는, 내로라하는 전문 소믈리에가 있습니다.
와인 리스팅도 좋은 편이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한다면… 워싱턴이나 소비뇽 블랑을 꼽고 싶습니다. 특히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데 그 시원한 맛이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레드와인은 솔직히 아직 어려워요. 와인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하하)
셰프는 먹는 것도 일이잖아요. 평소에 다른 레스토랑도 자주 가실 텐데, 어떠세요?
여기저기 많이 다녀서 이제는 레스토랑 가는 게 일처럼 느껴져요.
저번 주에는 출장을 가서 세 끼를 다 양식으로 먹었는데 김치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생각보다 음식을 계속 먹어야 하는 게 힘들고 물리는 일이에요. 하지만 남들이 보면 행복한 비명이니까 제 숙명이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즐겁게 먹으려고 노력하죠.
그럼 셰프님께서 자주 가는 레스토랑 한 곳을 알려주세요.
유일하게 자주 가는 곳이 딱 한군데 있습니다.
압구정의 하루라는 냉모밀 전문점인데요. 가격도 싸고 맛도 좋은 곳이에요. 제가 소박한 곳을 좋아하다 보니 이곳을 자주 가게 되더라고요. 더운 날 냉모밀의 살얼음을 마시며 유부초밥을 하나 먹으면 그것만큼 시원한 음식도 없죠.
결국 셰프님에게 요리란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재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기하게도 전 요리하는 17년 동안 단 한 번도 슬럼프를 겪은 적이 없어요. 제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기만 해도 그냥 참 행복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 것처럼 맛있다는 말 한마디가 요리하는 걸 더 재밌게 만들어줍니다.
결국 그에게 요리는 재밌는 것 그 자체이다. 이런 그에게 스타셰프라는 이름표는 조금 가벼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든든한 뒷모습과 투박한 손에서 셰프만의 우직함과 묵직함이 느껴진다.
셰프님이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이 있을까요?
먹는 것의 가치를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요. 우리나라의 대다수 사람은 외제 차나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지만,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돈을 모으지는 않아요.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음식이라는 것은 먹으면 그대로 내 몸에 쌓이는 건데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거든요. 이러한 점을 사람들에게 각인하고 싶습니다.
포잉이 그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레스토랑 미디어 포잉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외국에는 먹는 것의 가치를 알리는 미디어들이 참 많은데 한국은 거의 불모지 수준이에요. 국내에도 훌륭한 레스토랑과 음식이 많은데 알지 못해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그래서 포잉이 앞장서서 외식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포잉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외식 문화를 즐기게 된다면, 셰프로서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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